영어 교육법에 관한 이해


 이번 장에서는 좀 어려운(?)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영어교육 이론들에 대해서 하나씩 살펴보고, 이런 이론들이 우리 나라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간단히 고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장을 통해서 지금까지의 교수방법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학습방법에도 응용이 가능합니다.
   초기의 영어 교육법은 문법-해석식 접근법(grammar-translation approach)이었습니다. 일단 문법 규칙을 학습자에게 가르치고 그것을 이용해 주어진 문장을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교사와 학습자 모두 영어가 아닌 모국어를 이용하여 교육이 가능한 방법입니다. 따라서 이 교육 방법을 이용하면, 교사가 유창한 영어회화 능력이 없어도 영어 교육이 가능하였고 여러 수준의 학생에게도 동시교육이 어느 정도 가능하므로 우리 나라의 많은 중·고등학교에서 쓰였던 방법입니다. 단순히 문법을 설명해 주고 문장 해석해 주면 되는 것이지요. 이 방법의 단점은 역시 청취와 회화능력을 키우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Native speaker가 직접 교육을 담당하는 직접 교수법(direct method)이 있습니다. 영어교사는 영어만을 사용하여 직접 모든 것을 가르치게 됩니다. 이 방법은 회화를 빨리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소규모의 학습자에게만 적용 가능하므로, 우리 나라 학교 환경에 부적합할 뿐 아니라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모여 있을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제 설명할 audio-lingual method 는 문법-해석식 교습 법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듣고 말하는 교육을 강조한 영어 교육법으로 현재 우리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자극과 반응의 원리에 입각해 언어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암기와 모방을 강조합니다. 즉, 주요 pattern을 반복 학습시켜 자동 반사적으로 말이 튀어나오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Side-by-Side 같은 교재가 대표적 부류입니다. 한 개의 기본 문장을 단어만 바꿔 넣으면서 암기하도록 강요하는 형태지요. 이 방법의 단점은 실제 회화는 암기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대화가 암기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대화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이 방법에서는 응용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납니다. 지금까지의 우리 나라 회화 교육의 많은 부분이 여기에 해당했습니다. 몇 개 대화를 외우고는 실제 대화를 하려고 하면 이곳, 저곳에서 막히게 되지요. audio-lingual method에서는 얼마나 많은 문장을 암기해야 실제회화가 무리 없이 되느냐?하는 문제가 언제나 존재합니다.

   현재 audio-lingual method를 대체하고 있는 방법은 인지적 접근법(cognitive approach)입니다. 이 방법은 반복적 훈련보다는 문장을 만드는 간단한 규칙을 알려준 뒤 사고의 시간을 거쳐 직접 말을 만들어 내도록 유도합니다. audio-lingual method에서는 외운 것을 그대로 반복하기 때문에 오류가 있어서는 안 되는 반면에 이 과정에서는 학습자의 오류가 당연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 다만 친절한 지도자가 계속 방향을 잡아줘야 가능한 방법입니다.

   이 외에도 situation method, St. Cloud method등 많은 방법이 있지만 위의 방법들이 가장 중요하고 우리 나라에 영향을 많이 끼친 교육법들입니다. 요새는 컴퓨터를 보조 기구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컴퓨터는 시각적, 청각적 교육을 동시에 할 수 있으며, 흥미 유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므로 학습보조방법으로 권장할 만 합니다.

   어쨌든 중요한 4가지 형태의 영어 교수방식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럼 우리 나라 현실에 맞추어 정리해 보죠. 처음에는 문법·해석식 방법에 입각해 학교 교육이 이루어 졌습니다. 그 후에 듣기와 말하기가 경시되었다는 사회 여론에 밀려 듣기 평가가 도입되면서, audio-lingual방식의 교육이 학교와 학원에서 성행하게 되었으며, 아직까지도 인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학교에서는 많은 학생 수와 교사의 회화 능력, 입시 등의 이유로 문법·독해 위주의 교육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약간의 특수학교를 제외하면) 또한 암기가 완성을 낳는다는 audio-lingual방식은 많은 한계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회화의 초기단계에서는 필요한 훈련이지만 중급 이상에서는 응용력의 한계를 드러내 버립니다. 요즘에 급격히 증가한 방식의 하나는 direct method로 각급 학원에서 Native Speaker에 의한 회화 강좌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론이 주가 되는 성인 회화강좌가 듣기실력이 전무인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가 하는 점도 의문입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서 많은 도움을 얻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몇 달 다니다가 포기하게 됩니다. 끈기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요..